결과를 얻기 위해 살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바꾸기보다, 그 결과를 낳는 삶을 먼저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 삶이 자연스러워지면 노력은 희생이 아닌 기쁨이 되고, 결과는 그 삶을 따라온다.
무언가를 얻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면, 자연히 얻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흔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그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가령 화려한 사람은 화려한 삶을 살고, 수수한 사람은 수수한 삶을 산다. 화려한 사람에게 화려한 삶이란 특별히 쟁취해야 할 대상이 아닐 수 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환경과 관계를 만들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일이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우연과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발생하기에 자연스러운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오히려 그 결과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우연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운도 마찬가지다. 운은 그저 하늘에서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다. 기회를 발견하고, 그것이 기회임을 알아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수반된다. 같은 기회를 마주하더라도 누군가는 지나치고, 누군가는 붙잡는다. 그리고 그 차이는 그동안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은 사필귀정의 현실적인 해석일지도 모른다. 반드시 옳은 결과가 찾아온다는 의미가 아니라, 삶은 그 삶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보다,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삶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기업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 사람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경제적인 자유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인정이나 성취감일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즐거움일 수도 있다.
그런데 기업가로서 얻게 되는 결과를 원하는 것과 기업가의 삶 자체를 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기업가에게는 성공의 기쁨만큼이나 실패의 두려움이 있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이면에는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이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감당해야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외면하는 문제를 홀로 붙잡아야 할 수도 있다.
그런 것들까지 포함해서 기업가의 삶이다.
우리는 종종 어떤 삶의 일부를 바라보며 그 삶 전체를 동경한다. 정작 그 삶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면서도, 마치 그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확신한다.
이것은 짝사랑과 닮아 있다.
누군가를 처음 좋아하게 되는 순간을 생각해 보자. 상대의 표정이나 말투, 몇 가지 행동을 통해 호감을 느끼고, 그 작은 단서들을 바탕으로 상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한다. 그리고 그 상상 속에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을 끼워 넣는다.
하지만 상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채 사랑한다고 말한다면, 과연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상대는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 자신의 이상형을 촉발시키는 매개에 불과할 수도 있다. 실제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통해 만들어낸 자신의 상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You don't know me."
누군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그 말에는 단순히 자신을 잘 모른다는 의미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을 것이다.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 자신이 아니라, 상대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누군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를 자신의 이상에 끼워 맞추는 일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상대를 알아가면서 자신의 이상을 수정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실제 상대를 사랑하게 되는 것에 가깝다.
때로는 상대를 알아갈수록 사랑이 식을 수도 있다. 반대로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모습들까지 좋아하게 되면서 더욱 깊이 사랑하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대상을 충분히 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원하는 삶도 마찬가지다.
기업가가 되고 싶다면 기업가가 되는 방법을 찾기에 앞서, 기업가의 삶을 충분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순간에 기뻐하며, 어떤 일에 좌절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 삶의 희로애락을 살펴보고, 그 모든 면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알아가다 보면 처음의 동경이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다.
반대로 알아갈수록 그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면 어떨까?
그때부터는 조금 다른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기업가가 되기 위해 기업가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가의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일,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들이 더 이상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그 일 자체가 좋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스러운 전환이다.
우리는 종종 어떤 문턱을 넘기 위해 그 문턱 너머에 있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연기하고,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상대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문턱을 넘는 데 성공했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문턱을 넘기 위해 다른 사람인 척해야 했다면, 문턱 너머에서도 계속해서 그 모습을 유지해야 할지 모른다.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정작 그 결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답게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턱을 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문턱 너머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가이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변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을 속이며 어떤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과, 그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은 다르다.
진정으로 자연스러운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를 굳이 스스로 선언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과 일상에 변화가 드러나고, 주변 사람들 역시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받아들이게 될 테니까.
여기서 노력의 의미도 조금 달라진다.
사람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단지 어떤 일이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다. 때로는 아주 쉬운 일조차 하기 싫다는 이유로 큰 고통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몹시 어려운 일임에도 기꺼이 시간을 쏟아붓기도 한다.
어려운 일과 하기 싫은 일은 다르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삶에도 고난은 존재한다. 실패할 수도 있고, 좌절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삶을 사랑한다면 그 어려움조차 단순히 피해야 할 대상만은 아닐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부합하는 일은 신성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희생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순간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우리는 흔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행복을 유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고통을 참고 견디면 언젠가 원하는 결과를 얻고, 그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삶 자체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목표에 도달하기 이전부터 이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에서는 고난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면,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그동안의 시간은 억울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그렇게 많은 것을 포기하고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면, 그 시간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반면 사랑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동안의 시간까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실패는 아프고, 고난은 힘들다. 사랑하는 일이라고 해서 모든 순간이 즐거울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어려웠던 순간조차 소중한 기억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 역시 자신이 사랑했던 삶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목표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원하는 것이 생겼다면 곧장 그것을 얻기 위한 계획부터 세울 필요는 없다. 먼저 그것이 어떤 삶에서 비롯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 삶의 기쁨뿐 아니라 슬픔과 불편함까지 이해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그 삶을 좋아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변화는 자연스럽게 시작될 것이다.
물론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을 속이거나, 자신의 삶을 희생할 이유는 줄어든다.
무엇보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소중한 삶이 된다.
어쩌면 우리가 목표를 향해 살아가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결과를 얻기 위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성공은 삶을 희생한 대가일 필요가 없다. 자신이 사랑하는 삶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결실일 수도 있다.
결과를 얻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삶에 결과가 따라오게 하는 것.
그런 삶이라면 고난 속에서도 웃을 수 있고, 지나간 시간조차 소중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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